
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춤을 진지하게 하려던 건 아니었다. 그냥 친구들이랑 지하철역 앞에서 음악 틀고 몸 흔들던 게 시작이었다. 어설프고 웃겼지만, 그 순간만큼은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했다. 그게 자유라는 감각이었고, 지금 슬리지즈가 가진 모든 분위기의 뿌리다.
기획된 무대보다 길거리 한복판이 더 리얼하게 느껴졌던 적이 많다.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, 우리가 하고 싶어서 움직일 때 나오는 에너지는 다르다. 그걸 처음 느낀 건 새벽 2시, 을지로 어느 골목이었다. 그날 춤추던 내 발밑에 맥주캔 굴러다니고, 벽에 붙은 포스터들 다 떨어져 있었는데, 그 배경이 그렇게 멋져 보일 줄은 몰랐다.
슬리지즈는 그런 감정을 기억하는 팀이다. 힙합이란 장르가 주는 자유로움, 그리고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다. 잘 만들어진 영상도 좋지만, 진짜 분위기는 그날의 공기와 시선에 있다. 누가 카메라 들이대지 않아도 우린 스스로 기록하고 싶었고, 그게 이 사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.
요즘은 춤보다도 감정이 먼저 움직일 때가 있다. 무대를 준비하다가도 ‘이건 좀 아닌데’ 싶은 순간이 분명히 있다. 그럴 땐 그냥 다 내려두고 다시 골목으로 나간다. 어디든 소리만 있으면 괜찮다.
슬리지즈 오피셜은 단순한 기록용이 아니다. 우리는 지금의 감각을 붙잡아두고, 다음 세대에게도 그 결을 남기고 싶다. 누구든 여기서 우리 리듬을 느꼈으면 한다. 포장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,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무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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